티스토리 뷰

호주워킹홀리데이 환상 버려야 산다!

 

  

첫째로는 저도 호주에 환상을 가지고 갔었고

둘째로는 저에게는 그런 환상을 깨준 사람이 없었고

셋째로는 그로인해 제가 고생한 경험이 너무 생생하기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다 같은말인데 세개로 나눠놓은것 같네요...

 

  

일단은 제 개인적인 얘기로 시작을 해야할것 같아요.

 

 

저는 20살때 10월말에 호주워킹으로 갔습니다.

이전 준비과정은 너무 길것같아서 생략하고, 그 당시 영어실력을 말씀드리자면

17살때부터 영어에 관심이 많아서 혼자 공부를 꽤 했지만

 

문법은 꽝이었고, 사람들앞에서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chicken soup for the soul 이라는 책을

하루에 수십번씩 읽으면서 발음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제 영작실력은 I went to go to school 정도로 문법은 엉망이었습니다.

18,19살에 인도,네팔 3개월, 중국5개월을 배낭여행했습니다.

 

요약하자면, 문법은 꽝인데 발음은 나쁘지 않고 생활영어는 어느정도 되는 정도였습니다.

(호텔 체크인 등등의 여행에 필요한 영어는 문제없었지만,

길거리에서 만난 영국인과 얘기를 하다가 점점 깊어질수록 못알아듣는 수준이었지요)

 

그러니 크게 잘하지도, 크게 못하지도 않는 어색한 정도였습니다.

 

 

 

 

제가 처음 호주에 갈때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어학원 다니며 영어공부도하고, 남는시간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여행을 다니자.

세마리 토끼를 다잡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알바를 꽤나 많이 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일은 잘하는 편이었고,

당시 비행기표 제외 350만원 들고갔습니다.

 

출국전까지는 알바하고 영어책만 하루종일 읽으며 보냈었구요.

 

호주에 도착후, 시드니 시티에 있는 백패커에 일주일치 숙박을 끊고 지냈습니다.

3일째 되던날, 호주나라를 통해 새벽에 pub (술집) 청소를 하는 일을 구했는데

우리가 한국에서 하는 일반적인 청소랑은 많이 달랐습니다.

vaccume(진공청소기)도 돌리고, mob (대걸레질)하는 방식도 독특하고

수건을 들고 모든곳을 다 닦고 다니고, 화장실 변기까지 구석구석 청소했습니다.

시급이 텍스없이 현금으로만 13불이었고, 새벽에 두시간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5일째 되던 날, 한인 부페집에서 설거지 하는 일을 했는데

시급이 13불이 었습니다.

 

  

 

7일째 되던 날, 청소하고 있는데 호주인 관리자가 와서

where is the other fucking koala? 라고 물었습니다. 한국인 비하지요...

그때는 제가 잘될줄알고, 호기를 부리면서 이런데서는 일못한다고 그냥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제가 부페집에서 설거지를하다가 접시를 두개 깼는데

한국인 사장이 와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녀 이새끼야' 하면서

이틀치 시급 105불 주고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더군요.

 

그날 서러워서 펑펑 울고 집에와서 다시 일을 구하는데,

온통 스시집,서빙,설거지..이런 한인잡밖에 없더군요. (호주나라 홈페이지 참고)

처음에는 겁이나서 호주현지인 잡에 뛰어들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8일 째 되던날에는, 한인 쉐어집에 들어갔습니다.

놀라운건, 350만원을 들고갔는데 1주일이 지나니까 돈이 얼마 안남더군요.

 50만원 정도 남았던것같아요.

 

왜냐면 보통 쉐어(집)를 하면, 2주치를 보증금으로 내고 들어가고,

집세도 2주치를 내고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당시 한달치 집세를 (70만원정도) 냈고,

차비 (보통 왕복에 4~5불), 식비, 핸드폰비... 어쩌다보니까 금방 떨어지더라구요.

아직도 계산해보면 그렇게까지 돈이 떨어졌을수가 없는데...이해가 안되는 부분입니다.

도둑을 맞은건지..어휴..

 

아무튼 그리고서 9일째 되던 날,

이대로 있으면 돈이 떨어질 것 같아서, 한 공장에 이력서를 내고 찾아갔습니다.

새벽 5시30분에 버스타고 가서, 7시부터 일을 시작하는데

공장에서 일을 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단순 노동이라서 그런지 일이 엄청나게 힘들고 빠르게 진행됩니다.

그렇게 8시간을 일하고 나면, 집에와서는 그냥 뻗게 되지요.

 

문제는, 이곳에서 일을하면 주급이 아니라 월급이라서,

그 다음달 10일에 들어오는 시스템 이었습니다.

그러니 당장 돈이 없는데, 점점 초조해져갔지요.

그래서 화,목,금,토가 공장 출근이었는데,

월,수는 새벽2시30분부터 5시까지 경마장에 가서 쓰레기줍는 일을 했습니다.

시급이 14불인가 했고, 허리숙인채로 계속 쓰레기만 줍는일이었죠.

 

  

11월 한달간 저렇게 청소도하고, 설거지도하고, 공장에서도 일하고, 쓰레기도 줍고 .

바쁘게 지나갔습니다. 처음 부페에서 짤려서 받은 105과 쓰레기줍고 받은 일당 200여불을 제외하고청소와 공장에서의 급여는 12월에나 나오게 되다보니

돈이 거의 다 떨어지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는 호주의 높은 물가와, 교통비로 인해서입니다.

 

 다행히도, 중간중간 gumtree (검트리->호주 현지인 구인구직및 구매,판매 사이트) 에서 이력서를 넣은 곳중 한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호주인이 하는 까페였는데, 마침 공장에서의 일이 단기로 2주 끝나던 날 인터뷰를 하게되었고, 부족한 영어실력과 처음해보는 까페일이라서

2시간의 trial후 평일14,주말16불 no tax, cash 잡으로 일을 잡게되었습니다.

 

(당시 호주 현지 최저임금이 텍스포함 20.27불, 워홀의 경우 30% 텍스차감후 14,15불 정도 되는걸 감안하면) 그리 많은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워홀이 경우 소득에서 뗀 텍스를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갈 때다시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직업에, 항상 까페를 원햇기 때문에 들어가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2주후 부터는, 평일15불 주말17불로 받게 되었고

설거지로 시작한 일이, 점점 신뢰를 받게되어 로스터도 많이 들어가게 되었고

샌드위치 메이킹 -> 카운터 -> 서브 바리스타까지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일을 소화할 수 있다 보니까 ,

자연스레 shift (근무시간할당) 가 더 많이 들어가게 되었고

한 주 소득이 750-850 이었기 때문에,

 한달에 3000불 내외로 벌면서 생활도 점차 나아졌습니다.

 

 위에까지가 제 이야기 인데요,

저같은 경우는 정말 운좋게 그나마 괜찮은 일을 구한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당시 같은 집에 살던 사람들을 보면,

다들 저와 같은 꿈을 꾸고 왔지만,

부족한 영어로 인해서 오지잡 인터뷰를 잡더라도 인터뷰에서 hire가 안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때부터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결국은 한인잡을 선택하게 되고,

낮은 임금으로 인해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일하게 되고

그로인해서 어학원에서 영어배우는 기회는 물건너가게 되며

한인잡에서 만난 한국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는거죠.

 

그렇기때문에 제가 그렇게도 영어에 집착을 하는 이유입니다.

 

제가 호주에 다녀오고 나서, 어머님의 자식분들이 가겠다고 해서,

저한테 도움을 좀 받고자 전화를 하고, 만나서 얘기를 할 때

이런 얘기를 아무도 해도 안듣습니다.

어차피 가겠다고 결심한 사람한테는 아무얘기도 안들리니까요.

그 환상을 쉽게 못깨는 거죠.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저한테는 물론 이렇게 심하게 현실을 말해준 사람도 없었습니다.

 

댓글